손정의-인텔, 2.8조원 베팅은 AI 혁명 동맹... 반도체의 미래는?
장면 1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의 소프트뱅크 그룹이 18일(현지시각)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라는 거액을 투자해 미국 반도체의 심장, 인텔(Intel)의 지분 약 2%를 확보하며 5대 주주로 등극했다.장면 2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라 인텔에 지급될 막대한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 약 10%에 달하는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는 사실이 19일(현지시각) 알려졌다.세계 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흔들 지각 변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 두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별개의 금융 투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미국과 일본의 국가적 이해관계, 그리고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그리는 AI 전략이 정교하게 맞물린 ‘지정학적 빅딜’의 서막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엔비디아(Nvidia)가 독주하는 AI 반도체 시장과 대만 TSMC, 한국의 삼성전자가 양분해 온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 구도를 재편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시장의 신뢰를 불어넣는 민간 대형 투자 기업과 미국 행정부의 국가적 지원이 결합된, 국제적 규모의 ‘민관협력’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핵심은 미국 종합반도체업체(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반도체 설계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모든 분야를 자체 운영하는 업체를 의미) 인텔 되살리기. 한때 반도체의 왕으로 군림했던 인텔이 과거의 지위를 되찾고, 지형도를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