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초상권 침해” 배우들도 뿔났다... 할리우드에 무슨 일이?
1340억달러(약 170조원)에 이르는 미국 영화 및 TV 산업이 멈췄습니다. 지난 5월 파업에 돌입한 시나리오작가조합(WGA)에 이어 배우조합이 동반 파업에 나선 것입니다.13일(현지시각) 할리우드 배우 16만명을 대표하는 스크린연기자조합-미국텔레비전라디오예술가연맹(SAG-AFTRA)은 기자회견에서 스튜디오,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업을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합(AMPTP)과의 신규 계약 체결 협상이 부결되면서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들은 협상에서 임금, 근무조건, 건강 및 연금 혜택을 개선하고 잔여금을 공평하게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잔여금은 영화·TV 콘텐츠를 DVD, 스트리밍 등으로 재판매할 때 배분되는 수익입니다. 또 인공지능(AI)의 배우 초상권 침해를 막기 위한 방지조항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죠.이에 AMPTP은 SAG-AFTRA에 ‘역사적인 급여 및 잔여금 인상’과 생성AI 서비스에서 배우의 디지털 유사성을 보호하는 획기적인 제안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SAG-AFTRA는 경쟁 성명에서 "노조의 가장 중요한 제안에 대한 AMPTP의 반응은 모욕적이고 무례했다"고 응답했죠. AMPTP는 WGA와는 지난 5월 파업 이후 협상 테이블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 중단 효과 곳곳서… 스튜디오에 이익? 이번 파업으로 협회에 속한 배우들은 영화 출연뿐만 아니라 홍보도 금지됐습니다. 이에 최근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 시사회 중 출연진들이 중도에 퇴장하기도 했죠. 12일(현지시각) 발표된 에미상 후보에 대한 캠페인은 중단됐습니다. 배우들의 마지막 대규모 파업은 1980년 7월 이후 40년 만입니다.스튜디오는 스트리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고려할 때 노조의 요구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합니다. 밥 아이거(Bob Iger) 디즈니(Disney)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서 "지금은 이런 혼란을 더하기에는 세계에서 최악의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번 파업이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플랫폼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 코로나19 기간 영화, 쇼 등 콘텐츠 소비가 늘어났을 당시 체결한 값비싼 제작 계약을 수정할 계기가 시각입니다. 이번 파업을 계기로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한다면 스튜디오도 피해 가지 못합니다. 특히 방대한 콘텐츠를 구비한 거대 스트리밍 기업은 괜찮을 수 있지만, 콘텐츠 재고가 적은 스트리밍 서비스나 콘텐츠를 다른 플랫폼에 판매하는 스튜디오는 점점 더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