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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부스를 방문해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고 직접 서명했습니다.”21일(현지시각)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컨퍼런스 ‘GTC 2024’가 열리는 산호세 컨벤션 센터에서 만난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직접적인 계약과는 관련 없는 서명이지만, 엔비디아의 CEO가 삼성전자 첨단 메모리 반도체의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첨단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 사실상 업계를 지배하고 있는 기업이다.
박원익 2024.03.21 18:32 PDT
지난 8일부터 일주일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술, 문화예술 융합 이벤트 SXSW(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2024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올해 두 번째로 SXSW에 참석했는데요. SXSW의 매력은 주제를 규정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뻔하지 않다는 거죠. 인류의 미래, 정의, 형평성, 환경 등 거대 담론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와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콘텐츠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도 열렸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라이브 음악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영화제가 열리기도 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해리 윈저, 메건 마클 영국 왕자부부, 리사 수 AMD CEO, 여배우 브룩 쉴즈 등 SXSW에 참가한 인사들의 면면만 봐도 얼마나 다채로운 일들이 벌어지는 이벤트인지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생성AI'가 오스틴을 휩쓸었는데 올해는 콘텐츠에 녹아든 AI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데이터 편견의 해소,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때의 인류의 역할, XR 콘텐츠를 활용한 노숙자, 전신마비 체험 등, AI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미래와 관련된 고민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올해 SXSW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핵심 키워드는 '빅블러(Big Blur)' 였습니다. 이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의 산업, 기술, 사회 환경 등 경계가 희미해지는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생성AI의 등장과 함께 기술과 콘텐츠, 현실과 가상현실,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SXSW 2024는 다가오는 '빅블러 시대'의 변화 실감한 경험의 축소판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더밀크가 독자 분들을 대신에 현장에 가서 발로 뛰며 눈으로 확인한 인사이트를 뷰스레터에 담았습니다.
권순우 2024.03.19 18:39 PDT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시그니아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컨퍼런스 ‘GTC 2024’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력은 매우 뛰어나다. 엔비디아는 HBM에 엄청나게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HBM 제품을 높이 치켜세운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2023년 기준 HBM 시장 점유율 53%, 38%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인 ‘H100’에 HBM을 공급, 주목을 받았다.젠슨 황 CEO는 이날 삼성전자의 HBM을 사용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답하면서 “현재 테스트(qualifying)하고 있다.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다.그는 이어 “생성 AI 때문에 데이터센터에 더 많은 고성능 메모리가 필요해지고 있다. HBM은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라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제품 업그레이드 주기는 믿을 수 없을 만큼(incredible) 빠르다”고 했다.
박원익 2024.03.19 15:25 PDT
리사 수(Lisa Su) AMD CEO가 11일(현지시각) 'SXSW(South by Southwest) 2024'의 파이어챗(Firechat) 세션에 참석해 'AI PC'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AMD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빅 테크 기업의 칩 공급업체로 유명하다. 청바지에 티셔츠, 카우보이 부츠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리사 수 CEO는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리더 중 한명으로 꼽힌다. 지난 2014년 CEO가 된 이후 10년째 자리를 지키며, 사실상 파산 직전의 AMD를 기사회생시킨 구원투수로도 잘 알려 있다. 리사 수는 CEO가 되자마자 세계 최초로 '칩렛' 방식(각기 다른 역할을 하는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쌓아 하나의 반도체 패키지를 형성하는 방식)을 도입했고, PC에 들어가는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집중해 AMD를 살리는 데 성공했다.
gilim kim 2024.03.15 10:12 PDT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 기업인 애플에 근접한 수준으로 불어났다. AI 반도체 및 관련 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며 애플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모양새다. 엔비디아는 7일(현지시각) 주가가 4.47%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인 926.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3170억달러를 기록하며 애플(2조6130억달러)과의 격차를 3000억달러 이내로 좁혔다. 8일 개장가는 951.38달러로 전날 대비 더 상승하며 금방이라도 애플을 제칠 기세였다. 미국 동부 기준 오전 10시 30분 즈음에는 장 중 거래가가 974달러를 터치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8일 기준으로 최근 6거래일 연속 상승, 사우디 아람코(Aramco)까지 제치는 기염을 토하며 세계 시가총액 3위로 등극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상승 기세가 강력해 시가총액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리차드 메클러 체리 레인 인베스트먼트 파트너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상승세는 (AI 반도체라는) 현재 비즈니스 모델의 강력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반영한다”며 “롱(long, 매수 포지션) 옵션 매수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투기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애플은 최근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월에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내주고 2위로 내려앉은 상태다.
박원익 2024.03.08 09:21 PDT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 브로드컴이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도 월가 추정치를 웃돌았다. 다만 반도체 사업부 매출이 월가 예측을 밑돌았고, 회사 측이 제시한 2024년 연간 매출 추정치가 시장 예측에 거의 부합하자 나스닥 시장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2% 이상 하락 중이다. 더 강력한 매출 증가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일부 수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브로드컴의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122.54%, 올해 들어서만 29.63% 상승했다.
박원익 2024.03.07 15:40 PDT
안녕하세요, 앞서가는 더밀크 구독자 여러분을 위한 프리미엄 리포트 ‘위클리AI브리핑(Weekly AI Briefing)’입니다. 한 주 동안 쏟아지는 AI 뉴스 홍수 속에서 놓치지 않고 꼭 챙겨봐야 할 정보를 선별해 드립니다. 핵심 요약으로 독자분들이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돕고 ‘실리콘밸리+실리콘앨리’ 현장에서 취재하는 더밀크만의 인사이트를 추가했습니다.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은 더 알아보기 링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출발해 볼까요?
박원익 2024.03.06 09:14 PDT
한국 스타트업이 AI 기술로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구글이 만든 창업가 커뮤니티인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가 5일 서울시와 함께 AI 분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AI 스타트업 스쿨 위드 서울(AI Startup School with Seoul)’ 오리엔테이션에서 웰니스 기업 무니스의 권서현 대표는 “스타트업의 1세대인 삼성, 현대부터 인프라를 구축한 2세대 다음, 네이버, 인프라 위에 앱 서비스를 만든 토스와 직방 같은 3세대 스타트업들이 나왔다. 4세대는 AI를 활용해 글로벌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권 대표는 "과거에는 사용자가 취향에 맞는 수면 솔루션을 찾았지만, AI의 발달로 인해 개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에게 잘 맞는 솔루션을 제공 받는 시대”라고 강조했다.4세대 K스타트업의 특징은 미국과 혁신 기술의 시차가 거의 없어졌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이폰 뿐 아니라 우버, 에어비앤비 등이 나왔던 모바일 혁신 시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사용하기 까지 몇 년이 걸렸지만, 이제는 구글의 제미나이, 젬마 오픈소스와 같은 실리콘 밸리에서 공개된 기술들이 공개되는 즉시 한국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다.GPU가 많이 사용되는 LLM을 개인이 구축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미 만들어진 기술로 서비스화 하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누구든지 글로벌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프롭테크 스타트업 제너레잇의 정가혜 대표는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때 솔루션을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어떤 문제를 풀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풀고자하는 문제의 크기가 회사가 커질 수 있는 크기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AI 스타트업 스쿨 위드 서울’은 전 세계 초기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지원하는 구글의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 ‘스타트업 스쿨'의 AI 부문 특화 프로그램이다. 도시 단위로 진행되는 것은 서울이 세계 최초다. 현장에서는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위한 축사와 더불어 성공적인 AI 스타트업 설립 경험을 가진 창업가들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라운드 테이블 행사도 개최됐다.구글 여성 파운더스 펀드 선정 기업인 ‘무니스’의 권서현 대표, AI 기반 프롭테크 기업 ‘제너레잇’의 정가혜 CTO, 스타트업 벤처 투자 전문가 마크 테토 TCK 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이사, 국내 코딩 콘텐츠 유튜브 크리에이터 ‘조코딩(조동근)’이 참석해 ‘인공지능(AI)의 미래에 대하여’를 주제로 스타트업의 성장과 AI의 필요성, 활용 방안 등에 대해 토론했다.마이크 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아태지역 총괄은 “미국을 가면 한국의 에스파 노래를 듣고, 한국 치킨을 먹고, 한국 배우들의 인기가 많다. 한국말에 관심이 많고, 이렇게 한국의 인기가 높은 적이 없었다”고 전하며, "새롭게 시작된 한류를 즐기며, 새로운 물결에 올라타길 바란다”고 말했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는 서울시 행정이 디지털 대전환(DX)에서 인공지능 대전환(AX) 시대로 변화하는 원년이다"며 "“AI활용력과 기술력에 도전과 성장의 ‘기업가 정신’을 더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래 자원으로 성장하길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숙명여자대학교 눈꽃광장홀에서 진행된 AI 스타트업 스쿨 위드 서울 오리엔테이션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마이크 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아태지역 총괄 등을 비롯해 약 800여 명의 참석자가 참석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행사 첫날인 3월 5일(화) 부터 4월 9일(화)까지 6주간 매주 화요일마다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눈꽃광장홀에서 진행된다. 5일 진행되는 첫 순서에서는 이노베이터박스(InnovatorsBox)의 모니카 강 대표가 ‘기업가 정신 워크숍 세션’에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와 관점, 문제 해결에서의 기술 활용 방안 등이 자세히 소개했다. 앞으로 ▲전략적인 제품 스토리텔링 ▲구글 광고를 통한 고객 확보 전략 ▲스타트업을 위한 AI 및 클라우드 툴 소개 ▲성공을 위한 리더십 원칙 ▲혁신적인 AI 스타트업 창업가들과의 담화 등 다양한 세션이 제공될 계획이다.
Youngwon Kim 2024.03.05 03:27 PDT
세계 최대규모의 기술, 문화, 미디어 융합 페스티벌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 West, 이하 SXSW)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인공지능(AI)과 테크,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와의 '초연결'이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또 본격적인 AI 시대에 인간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떻게 '상생'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열띤 강연과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SXSW2024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오는 8일(현지시간) 개막한다. 1987년 인디밴드 음악 축제로 시작된 SXSW는 기술, 영화, 문화, 음악, 미디어 산업으로 주제가 확장되면서 미래 변화에 대해 토론하고 쇼케이스하는 이벤트로 진화했다. 매년 전 세계에서 3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드는 행사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주간 약 41만 명이 참가한 세계 최대규모의 이벤트로 성장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SXSW는 24개 콘퍼런스 트랙과 기조연설 등이 준비되어 있으며 450개 이상의 세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SXSW2024에서는 인공지능(AI), 광고 및 브랜드 경험, 기후변화, 필름 및 TV 제작,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문화, 디자인, 패션 및 뷰티, 푸드, 헬스 및 메드 텍, 뮤직과 기술, 스포츠, 스타트업, 테크 인더스트리, XR, 게임인더스트리 등 24개 트랙을 주제로 한 강연이 펼쳐진다. 또 최첨단 기술과 디자인, 사회복지, 건강, 웰니스 등 융합을 주제로 한 기업들의 전시회가 펼쳐지는 창조산업 엑스포를 비롯해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의 미술 전시회인 플랫스톡 92(Flatstock 92), 그리고 지난해에도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던 XR 체험 전시 등이 이어진다.
권순우 2024.02.29 17:51 PDT
안녕하세요, 앞서가는 더밀크 구독자 여러분을 위한 프리미엄 리포트 ‘위클리AI브리핑(Weekly AI Briefing)’입니다. 한 주 동안 쏟아지는 AI 뉴스 홍수 속에서 놓치지 않고 꼭 챙겨봐야 할 정보를 선별해 드립니다. 핵심 요약으로 독자분들이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돕고 ‘실리콘밸리+실리콘앨리’ 현장에서 취재하는 더밀크만의 인사이트를 추가했습니다.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은 더 알아보기 링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출발해 볼까요?
박원익 2024.02.26 21:28 PDT
2022년 11월 30일 챗GPT 출시 후 AI 반도체 분야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챗GPT 출시 하루 전 515조원이었던 시가총액이 13개월이 흐른 2023년 말 3배가 넘는 1616조원으로 뛰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올해에만 추가로 63.63% 더 상승, 2월 23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1조9700억달러(약 2625조원) 가치를 지닌 회사가 됐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은 미국 3위에 해당한다. 2만6000명의 직원으로 직원 수 7배의 구글(18만 명)을 당당히 뛰어넘었다. 정말 미친 것 같은 속도로 수직 상승했다. 상승 배경은 AI에 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점유율은 80~90%로서 사실상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독점 업체에 가깝기 때문이다. 4년 전 엔비디아는 스마트폰용 저전력 칩에 강점을 지닌 IP(설계자산) 회사 Arm을 53조원에 인수(M&A)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1년 반 동안 추진하기도 했었다. 당시 중국의 반대로 인수가 좌절됐는데, 큰 기회인 Arm 인수에 실패하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누구도 이 사건을 실패로 기억하지 않는다. 오히려 ARM을 인수하지 않음으로써 핵심 사업에 더 집중, 지금과 같은 거대한 성과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현재 전 세계 AI의 엔진은 엔비디아라고 말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어떤 이는 이런 성과가 게임용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개발하던 회사에 우연히 찾아온 행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절반의 진실만 담은 시각이다. 실제로 2012년 침체기를 끝내고, AI 전성기를 시작한 알고리듬 ‘알렉스넷(AlexNet)’은 엔비디아가 자사의 게임용 GPU를 과학기술 연산에 사용할 수 있게 소프트웨어를 제공했기에 가능했다. AI의 새 전성기를 이끄는 오픈AI도 마찬가지다. 회사 초창기였던 2016년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I 전용 슈퍼컴퓨터 ‘DGX-1’을 오픈AI에 기증, 손수 전달했다. 당시 오픈AI은 ‘AGI(범용인공지능)’라는 업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던 목표를 추구하는 회사였다. 오래전 작은 신생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지속해서 지원한 것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대부분의 AI 연구자들은 이런 지원에 힘입어 엔비디아 플랫폼(GPU, CUDA·병렬 프로그래밍 모델)에서 첨단 연구를 수행한다. 엔비디아는 어느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AI 기술 흐름을 포착하고, 그에 맞는 반도체를 먼저 개발하고, 결과적으로 과학자들이 엔비디아에 더 의존하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 셈이다.
권기태 2024.02.25 15:20 P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