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러시(Rush)를 이루고 있다. 단순한 진출을 넘어 반도체, 전기차(EV), 배터리 등 미래 산업 지형도를 바꿀 굵직굵직한 산업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하나같이 어려움을 겪는 분야가 있다. 바로 인력 채용이다. 실제로 최근 경영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반도체 엔지니어 30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반도체 분야에서 숙련된 기술자 9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원격근무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글로벌 HR 플랫폼을 운영하는 리모트(Remote)의 마르셀로 레브르 공동창업자 겸 사장(President)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의 보편화는 일하는 방식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일의 미래’를 전망했다. 팬데믹이 종식되면서 일부 기업들은 소통의 부재나 효율성을 이유로 직원들을 다시 회사로 복귀시키고 있다. 최근 디즈니와 스타벅스와 같은 대기업들은 물론, 일의 유연성이 가장 많은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도 원격근무를 축소하고 ‘오피스 출근’으로 정책을 선회하고 있다.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레브르 사장은 “어떤 기업들은 다른 기업보다 더 빨리 원격근무를 수용하면서 경쟁 우위를 구축하고 있다”며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는 것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원격근무는 과거의 근무 방식이 아닌 “불가피하게 수용해야만 하는 미래”라고 그는 지적한다. 다만 “모두에게 익숙한 원격근무와는 다를 수 있다”면서 “모든 기업에 원격근무가 최적의 선택은 아니다. 새로운 표준이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모트는 향후 6가지 원격근무 트렌드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엇보다 미래에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원격으로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게 될 것이며,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가 더욱 보편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포용성(inclusivity)에 대한 인식과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유형의 보안과 관련한 리스크에 노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울러 번아웃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이 더 빈번하게 나타나고, 완전 원격으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원격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법인 설립 없이도 EOR(Employer of Records), 즉 '기록상 고용주'를 통해 현지의 인력을 채용하면서 대안을 찾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HR 플랫폼 리모트의 마르셀로 레브르 공동창업자겸 사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최근 트렌드와 EOR에 대해 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