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대피처에서 기준자산으로 승격?...월가, 금 5300달러까지 전망
8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이 온스당 3,534.1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일 대비 1.4% 상승한 수준으로 미국이 1kg 금괴 수입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가 트리거가 됐다.현물 금값은 온스당 3,396.92달러에 거래되며 주간 기준 약 1%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뉴욕 선물과 현물 가격 간 차이가 100달러 이상 벌어졌다는 점이다. 평소 이 차이는 10-20달러 수준인데 갑작기 5배 이상 커진 셈이다. 이는 물리적인 금을 실제로 사고파는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이 가해졌음을 의미한다.파이낸셜타임스가 입수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의 7월 31일자 서한에 따르면 1kg과 100온스 금괴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관세코드로 분류될 전망이다. 이 조치가 시장에 충격을 준 중요한 이유는 스위스가 전 세계 금 정제량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글로벌 금 허브이기 때문이다.UBS 원자재 애널리스트 지오반니 스타우노보는 "오늘 금괴를 보낸다면 스위스-런던 가격에 추가 관세를 더한 것이 미국 내 새로운 가격이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미국 가격 프리미엄이 런던 가격 대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쉽게 말해 미국 안에서 금을 사려면 이제 세계 다른 곳보다 훨씬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목요일부터 본격 시행됐으며 스위스에는 39%라는 징벌적 수준의 관세가 부과됐다. 이는 미국이 물리적 금의 흐름 자체를 통제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달리 말해 달러 패권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물리적 가치저장 수단인 금마저 자국 영향권 하에 두려는 전략적 움직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