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컬러 파산의 진짜 의미...제이미 다이먼, "바퀴벌레 있다"
2025년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JP모건(JPM)을 필두로 대형 금융주들이 실적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이번 실적은 고용시장의 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재상승 사이에서 미국 경제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실제 JP모건의 실적 발표는 미국 경제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실적 자체는 더할 나위 없었다. 순이익은 14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은 5.07달러로 역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투자은행 부문이 수수료가 16% 급증하고 트레이딩 수익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던진 한 문장이 시장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그는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그 뒤에 더 많은 것들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모두가 경계해야 하는 상황임을 지적했다. 결국 강력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다이먼의 경고에 더 무게를 두며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4%가 넘게 급락했다.다이먼이 말한 '바퀴벌레'는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 홀딩스의 파산이었다. JP모건은 이 사건으로 1억7000만 달러의 손실을 떠안았다. 이는 3분기에 추가 적립한 8억1000만 달러 대손충당금 중 가장 큰 원인이었다. 결과적으로 충당금 규모는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고 대부분이 카드서비스 부문에 집중됐다. JP모건은 이를 대출 증가와 함께 "특정 거시경제 변수의 업데이트"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트라이컬러는 주로 히스패닉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중고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던 핀테크 기반 대출 플랫폼이었다. 빠른 성장과 기술력을 내세우며 고성장을 이뤘지만 최근 수익성 악화와 연체율 급등, 유동성 고갈로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차량 가격 상승과 보험료 및 이자 부담 증가, 실질 소득 정체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약화된 결과였다.다이먼은 이 사태를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트라이컬러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인 퍼스트 브랜즈 그룹의 최근 파산도 같은 범주에 넣으며 최근 자동차 대출 부문의 신용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이먼은 이 외에도 "비슷한 범주에 속하는 다른 사례들도 몇 개 더 봤다."고 밝히며 소비 신용 부문에 심각한 문제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