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해고를 멈추지 않는가?... "AI발 산업구조 변화 시작"
연초부터 감원에 들어간 구글이 또 다른 사업부 해고를 단행하고 나섰습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문샷 프로젝트를 연구하는 구글X의 인력 감원에 나섰는데요. 수십 명의 인원을 해고하고, 외부 투자자 유치에 나서는 등 광범위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습니다. X로 알려진 이 사업부는 자율주행 서비스 '웨이모', 드론 배송 서비스 '윙' 등 알파벳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인큐베이팅한 조직입니다. 최근 몇 달 동안 벤처 캐피탈리스트를 비롯한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 조달 논의를 해왔다고 하는데요. 알파벳 산하가 아닌 독립 스타트업으로 분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술 기업들의 해고 바람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틱톡 역시 비용절감에 나섰습니다. NPR에 따르면 틱톡은 세일즈와 광고 부서에서 약 60명의 직원을 해고하기로 했는데요. LA와 뉴욕, 텍사스주 오스틴 등에 있는 인력들이 타깃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텐센트를 모회사로 둔 라이엇 게임스는 전체 인력의 11%를 줄이겠다고 최근 발표했는데요. 약 530명에 달하는 인원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술 분야의 일자리를 분석하는 '레이오프.fyi'에 따르면 2024년 들어 약 1만 개의 해고가 이뤄졌는데요. 지난해 25만 개의 기술 일자리가 사라진 이래 연초부터 기업들의 해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언급한 '효율성의 해'가 실리콘밸리 전반으로 확산, 올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해고는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보다 세부적으로 특정 부서에 걸쳐 감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기업들 우선순위 집중...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감원 기업들의 해고는 전 산업군에 걸쳐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디어 분야에서 대규모 감원이 이뤄지고 있어 눈길을 끄는데요. 23일(현지시간) LA타임스는 115명의 뉴스룸 인력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편집국 인력의 20%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구독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디지털 광고 매출이 지지부진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세계적인 스포츠 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도 대규모 감원에 나섰는데요. 지난 19일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SI를 발행하는 회사 아레나그룹은 직원 상당수를 해고했습니다. 해고 규모는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주 기업들이 4분기 실적을 내놓습니다. 월가에서는 기술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미국 경기가 '연착륙' 시그널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왜 연초부터 감원에 나선 것일까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직원들에게 언급한 말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는데요. 그는 "2024년에는 더 많은 해고가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올해 큰 우선순위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선순위가 있는 곳에 투자를 집중하고 역량을 만들어내기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건데요. 기술 기업들이 투자와 역량을 집중하는 곳은 바로 인공지능(AI) 분야입니다. 아마존 역시 최근 감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지출을 줄이고, 온라인 쇼핑 물류, AI와 같은 새로운 우선순위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메타의 인스타그램도 60여 명의 관리 계층을 없앴는데요. '우선순위' 영역을 지원하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기술기업들이 감원 발표와 함께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이 '우선순위'입니다. 대개 연초에는 연례행사처럼 구조조정이 이뤄졌는데, 올해 기업들의 감원은 성격이 다릅니다. 산업 전반에서 구조적인 변화가 잇따르고 있고, 구조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감원으로 풀이되는데요. 오죽했으면 기업 문화가 좋기로 알려진 구글 내부에서는 '해고가 일상화됐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AI발 기술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트렌드는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미 대통령 선거 등 불확실성과 맞물려 연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