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MS워드와 ‘영어 패권’ ②구글맵이 곧 구글 ③ 애플 비전프로, 의료기기?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할 때 많이 쓰이는 도구로 단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워드(word)가 꼽힙니다. 1983년 출시 이래 가장 보편적인 글로벌 문서작성 도구가 됐죠. 매달 14억 대의 윈도우 장치가 워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포춘 500대 기업 중 90% 이상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지난 25일(현지시각) BBC는 이 워드가 인간의 글쓰기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미친 영향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워드는 인간의 글쓰기 형식을 표준화했습니다. 맞춤법 검사기, 문법 기능, 자동수정, 자동완성, 제안 등 기능이 대표적이죠. 일례로 현재 금융 분야 보고서는 정해진 패턴, 메모 방식이 있습니다. 글로리아 마크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캠퍼스 정보학 교수는 “워드로 문서가 표준화되면서 사람들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위치를 알게 돼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됐다”면서 “워드 템플릿은 사람들이 의사소통에서 동일한 형식을 사용하도록 이끌었고 결국 이는 표준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워드는 영어를 글로벌 비즈니스 언어로 확립하는 데도 일조했습니다. 언어학습 플랫폼 바벨의 노엘 울프 언어전문가는 "비즈니스가 점점 더 글로벌화되고 전문 및 기술 분야에서 워드가 널리 사용되면서 영어 용어 및 구조가 차용됐다”면서 “이는 언어적 동질화 추세에 기여하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워드가 지역별 방언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미국식 영어의 보급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울프 언어전문가는 “이러한 도구는 일관성과 정확성을 요구했고 이 통일성은 글쓰기의 다양성을 희생하면서 발생했다”고 평했죠. 👉 AI, 인간 글쓰기 창의성 ‘기여 vs 저해’MS 워드에 이어 AI는 어떨까요? AI로 인해 이 같은 글쓰기, 커뮤니케이션의 표준화가 더 가속화할까요? 아니면 더 창의적인 방식이 나오게 될까요? 단순 작업을 AI가 처리하면 인간이 창의적으로 글을 쓸 시간이 더 많아진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일례로 워드의 기능으로 사용자가 올바른 철자를 찾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대신 단어 선택과 의사소통 전략에 집중하게 된 것처럼, AI가 초안까지 작성해주면 인간은 더 창의적인 글쓰기가 가능하다는 주장이죠. 로봇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유아이패스(UiPath)의 에드 찰리스(Ed Challis) AI 전략총괄은 “텍스트 작성 시간을 편집으로 줄일 수 있다"면서 “이는 콘텐츠 제작 및 커뮤니케이션의 모든 영역에 걸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죠. 다만 대형언어모델(LLM)이 이미 워드로 균질화된 콘텐츠로 훈련돼 초안을 내놓는다면 인간의 창의성이 더 제약될 가능성도 나옵니다. 일단 AI가 생성하거나 이를 활용한 콘텐츠는 늘어날 전망입니다. 마크 주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AI로 생성되는 SNS 콘텐츠가 2022년 15%에서 내년 말 2배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