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그래픽처리장치) 26만장, 스타트업의 것은 아니라고?’엔비디아가 26만장의 GPU를 한국에 공급하기로 했다. 네이버 6만장, 삼성 5만장, SK 5만장, 현대차 5만장. 보도자료를 보면서 생각했을 것이다. “또 대기업들만 좋은 거 다 가져가네. 우리 같은 스타트업은 구경만 하라는 거야?”아니다. AI 스타트업 창업자거나,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혹은 지금 회사를 그만두고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26만장의 GPU는 대기업 것이 맞다. 하지만 그 GPU로 만들어질 미래는, 내 것이 될 수 있다.정확히 말하면 스타트업의 것이 돼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움직인다면 스타트업의 것이 될 것이다. 역사는 스타트업 편이다.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인터넷 인프라는 AT&T, 버라이즌 같은 거대 통신사들이 수조원을 들여 광케이블을 깔고 서버를 설치했다. 그렇다면 인터넷 혁명의 주인공은 통신사들이었나?아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차고에서 시작한 스타트업들이 인터넷 시대의 제왕이 되었다. 통신사들은 인프라를 제공했을 뿐, 그 위에서 진짜 가치를 만든 것은 스타트업들이었다.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애플과 삼성이 하드웨어를 만들었지만, 모바일 혁명을 주도한 것은 누구인가? 우버, 에어비앤비, 인스타그램, 틱톡. 이들은 스마트폰 한 대도 만들지 않았지만 모바일이 바꾼 세상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클라우드 시대도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가 엄청난 데이터센터를 지었다. 그렇다면 클라우드 시대의 혁신은 이들만의 것인가? 아니다. 슬랙(Slack), 줌(Zoom), 노션(Notion), 피그마(Figma). 이 스타트업들은 클라우드 위에서 완전히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냈다.지금 AI 시대도 똑같은 패턴이다. 엔비디아가 하드웨어를 만들고, 삼성과 네이버가 GPU를 사들이고, 대기업들이 AI 팩토리를 짓는다. 하지만 그것은 인프라일 뿐이다. 진짜 혁명은 그 인프라 위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기업가정신(앙트러프러너십)을 갖춘 스타트업이 일으킬 것이다.역사는 명확하다. 인프라는 대기업이 만들지만, 혁신은 스타트업이 주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