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일까? 대선을 약 50여일 남겨둔 9월 13일(현지시간) 현재 상황으로만 보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기폭제는 지난 10일 ABC 방송 주최로 진행된 TV 토론회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자진 사퇴한 이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처음으로 격돌하는 자리였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다양한 변수가 나올 수 있지만, TV 토론 결과에 따라 미 대선 판도가 바뀔 수 있어 토론회 전부터 전 산업군과 투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토론회에서 해리스는 트럼프를 도발하는데 성공했다. 해리스가 트럼프의 후보 자질에 대해 언급하거나, ABC방송이 실시간 팩트체킹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범죄율 급증이나 낙태권에 대한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자 언성을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의 브릿 흄도 분석가 마저도 "거의 해리스가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또 CNN은 해리스 캠프 자문위원들의 말을 인용해 "해리스가 이슈에 대한 강력한 통제력을 보였으며 경제, 외교, 낙태 등 핵심 이슈에 대해 잘 전달했다. 특히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리는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반영한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입소스와 공동으로 전국의 등록 유권자 14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오차범위 ±약 3%p)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5%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은 47%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2% 였다. 오차범위 이내지만 리드폭이 지난달말 같은 기관의 조사 때보다 소폭 커진 것이다. 또 로이터-입소스 최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TV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이겼다고 답한 응답자는 53%를 기록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라고 답한 응답자는 24%에 머물렀다. 2배 이상의 응답자가 해리스에 손을 들어줬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토론회 이후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해리스를 상대로 기념비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3번째 토론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