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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테마의 일시적 조정인가, 붕괴의 시작인가. 11월 들어 AI 관련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급격한 조정을 받고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주 엔비디아는 7% 하락했고, 메타 플랫폼스는 견고한 3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17% 급락했다. 팔란티어는 주가수익비율 250배를 돌파한 뒤 8% 조정을 받았다.시장이 흔들린 이유는 명확하다. AI 인프라 투자와 수익 실현 사이의 기대 격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오픈AI로 향후 8년간 1조 4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연매출은 200억 달러에 불과하다. 회사는 2028년까지 누적 손실이 7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자 CEO인 샘 알트만은 지난주 X에서 "최근 지출 규모가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이해한다"며 소비자 기기, 로보틱스, AI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곧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임을 언급했다.그러나 해명이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시장에 확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수익원들이 아직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는 당연하다. 문제는 이것이 오픈AI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 전체가 부채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는 더욱 그렇다.
크리스 정 2025.11.13 10:47 PDT
2024년의 봄, 중국 AI 기업들은 절박했다. 오픈AI와 구글이 생성형 AI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는 동안 중국 기업들은 메타의 무료 오픈소스 모델에 의존해 겨우 개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여기에 미국의 첨단 칩 수출 규제는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이대로라면 AI 주도권을 미국에 완전히 뺏기겠다고 판단이 된 중국은 총력전에 나섰다. 한 중국 AI 기업은 단 한 달 동안 10개 정부 기관으로부터 자체 모델 개발을 촉구하는 전화를 받았을 정도였다. 지원도 강화됐다. 베이징은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자금을 투입했다. 12개 이상의 지방 정부가 보조금 지원 가격으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일부 국영 데이터센터는 지하 채널로 구입한 규제 대상 미국 칩까지 활용했다. 그리고 결국 9개월 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결과를 내놓았다. 문제 해결 모델인 R1은 오픈AI 최고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구현했다. 그것도 훨씬 적은 비용과 컴퓨팅 파워만으로. 제2의 '스푸트니크 쇼크'로 불린 딥시크 사태의 시작이었다. 중국의 리창 총리는 "중국이 마침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모델을 갖게 됐다"고 자평했고 이 돌파구는 이후 중국 정부의 대규모 추가 지원을 촉발했다. 실제로 딥시크 출시 한 달 후, 시진핑이 량원평과 기술 경영자들을 소집한 회의에서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530억 달러를 AGI에 투입하기로 결정한다. 베이징은 이후, 수세에 몰리던 미국과의 AI 패권전쟁에서 공세로 전환했다.
크리스 정 2025.11.12 09:23 PDT
2025년 11월 10일(현지시각), 워런 버핏이 마지막 주주서한을 발표했다. 95세의 이 위대한 투자자는 올해 연말 CEO직을 그의 후계자인 그렉 아벨에게 넘기고 영국식 표현대로 "조용히 떠난다(going quiet)"고 선언했다. 그는 "더 이상 연례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주주총회에서 장황하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주주들과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으로써 마지막 대화를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마지막 주주서한을 통해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린 사나이는 자신의 인생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불평등 체제의 한계를 인정했고 초대형 자본의 종말과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그의 진심어린 마지막 조언을 건냈다.
크리스 정 2025.11.11 10:11 PDT
금리인하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특히 성장주의 화신으로 인식되는 테슬라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시작된 2024년 하반기 이후 150% 급등해 시가총액 1조 4500억 달러를 달성했다.실제로 테슬라는 역사적으로 금리의 방향성에 따라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자산이다.2010~2015년의 금리인하 시기, 테슬라는 1031%가 올랐고 2019~2021년 초저금리 시대에는 2461% 폭등했다. 그리고 연준은 2025년, 고용시장의 둔화 가능성을 이유로 금리인하 사이클을 재개했다.본격적으로 시작된 금리인하와 유동성 주입에 대한 기대, 테슬라의 대상승장은 이제 시작인 것일까?
크리스 정 2025.11.10 17:31 PDT
50달러의 혁명. 지난주 미국 정부가 GLP-1 가격 인하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만일 이 약가 인하 조치를 단순한 헬스케어 정책으로 보신다면 여러분은 이미 게임에서 지고 계신겁니다. 월 1500달러에 달했던 비만 치료제가 5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그 여파가 사회, 시장, 그리고 산업에 미칠 영향력은 더 파괴적이게 될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지금 AI에 미쳐있지만 당장 소비 트렌드와 시장의 변화를 이끌 가장 강력한 촉매는 GLP-1이 될 것입니다. 이 약물은 이미 극소수의 사용에도 미국 비만율을 극적으로 끌어내리는 놀라운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약물은 6700만 메디케어 가입자라는 폭발적인 시장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는 식품업계 뿐 아니라 헬스케어, 그리고 산업 전반에 걸쳐 수요 구조를 재편할 것입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지금 미국 경제는 세 개의 균열선 위에 서 있습니다. AI 인프라에 수조 달러가 쏟아지는 동안 중산층 소비는 급격히 감소하며 K자형 경제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생활비 지옥'이라는 키워드로 미국의 정치 지형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정부는 자유시장의 자본주의를 포기하고 7대 전략산업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발산하며 정책 프리미엄이 밸류에이션을 결정하는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혼란의 시대, 변화의 시대, 혁신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워런 버핏의 12분기 연속 매도와 3817억 달러라는 현금 쌓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이번 주 밀키스레터는 이 다섯 가지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크리스 정 2025.11.10 06:41 PDT
2025년 11월 6일(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가 일라이 릴리(LLY)와 노보 노디스크(NVO)와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에 대한 약가 인하 협약을 발표했다. GLP-1 약물은 당뇨와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 약물 치료만으로 15~25%의 감량을 가능케하는 '게임 체인저'로 인식되는 혁신적인 치료제다. 실제로 이 약물로 인해 생활과 산업의 판도가 바뀌었다고 평가를 받을만큼 혁신적인 치료제로 평가된다. 문제는 이들 약물의 가격이 너무 비싸 극히 일부만 사용한다는 것. 그럼에도 GLP-1의 등장이후 미국 비만률이 드라마틱하게 꺾였을만큼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협약으로 양사의 대표적인 약물 가격이 월 1000(~1500)달러 이상에서 245~350달러로 내려가고 메디케어 가입자는 2026년 중반부터 월 50달러만 부담하면 된다는 소식이다. 이것이 이 협약을 단순한 약가 인하로 보면 본질을 놓치는 이유다. 이는 미국 헬스케어 시장의 권력을 재배치하고 미국인들의 생활과 산업 전반에 걸쳐 파괴적인 변화와 영향력을 행사할 핵심 촉매로 꼽은 'GLP-1 대중화'의 첫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크리스 정 2025.11.07 09:08 PDT
미국 경제가 두 개의 전혀 다른 신호를 동시에 발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는 AI 인프라 투자의 '슈퍼사이클'이 여전히 초기 단계라고 선언하며 수조 달러의 자본 지출이 계속될 것이라 예고하고 있다. 같은 시기, 고용시장에서는 20년 만에 최악의 감원 수치가 발표됐고 소득 10만 달러(약 1억 4400만원) 이하의 가구 소비는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이런 모순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걸까? 과연 미국 경제와 AI 투자는 어디로 향하고 있으며 그 종착점은 어떤 모습일까? 중요한 사실은 현재의 AI 자본지출은 수요 창출이 아닌 패권 선점 경쟁이라는 점이며 그 과정에서 중산층 고용과 소득 기반이 구조적으로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바로 이 중산층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투자 열풍과 소비 기반 붕괴라는 두 흐름이 충돌하는 지금, 투자자들은 어떤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것일까.
크리스 정 2025.11.06 09:17 PDT
2025년 11월 주요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했다. 반면 트럼프 지지율은 39%로 급락하며 2026년 중간선거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024년 민주당을 향했던 미국인들의 분노가 현 트럼프 행정부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인들의 불만은 단 하나였다. 바로 고물가로 인한 '생활비 부담'. 단 1년 만에 뒤바뀐 공화당과 민주당의 명운을 가른 것은 무엇이었을까? 미국인들은 이제 생활비 부담에 대한 책임을 정권이 아닌 시스템에서 묻고 있다.
크리스 정 2025.11.05 09:03 PDT
미국식 '국가자본주의' 시대의 개막. 미국 경제정책의 작동 원리가 변했다. 정부가 민간 기업의 지분을 직접 확보하고 경영 결정에도 관여한다. 표면적이나마 산업 보조금과 세액공제와 같은 간접적인 부양책에서 직접 기업과 산업, 그리고 더 나아가 시장을 통제하는 체제로의 전환이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10월 CNBC 포럼에서 밝힌 "7대 전략산업"은 단순한 정책 목록이 아니다. 이는 향후 10년간 미국 자본이 어디로 흐르고, 어떤 기업이 국가 권력의 보호를 받으며, 어떤 산업이 구조적 수익성을 보장받을지를 결정하는 청사진이다.베센트 장관이 말한 "중국처럼 비시장적 경제를 상대하려면 산업정책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수사가 아니다. 이는 미국이 더 이상 시장 메커니즘만으로는 중국의 국가자본주의와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고백이다.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제한 조치는 결정적 계기였다. 미 정부는 이를 "경제적 강압"으로 규정했지만 사실은 자국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전기차 모터, 풍력터빈, 첨단무기에 필수적인 희토류 공급이 중국 정부의 결정 하나로 차단될 수 있다는 현실은 결국 안보이자 생존의 문제였다.이것이 미국이 국가자본주의를 선택한 이유다. 시장에 맡기면 기업들은 여전히 저렴한 중국산 원료와 아시아 생산기지를 선택한다. 국가 안보는 기업의 손익계산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직접 개입해 비용을 보전하고, 지분을 보유하며, 필요하면 경영 결정을 뒤집는 구조가 불가피해졌다.이 변화가 투자자에게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7대 전략산업의 기업들은 더 이상 전통적 재무지표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이들의 밸류에이션에는 "정책 프리미엄"이 구조적으로 편입된다. 투자자들이 이 전략 자산들을 무시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크리스 정 2025.11.04 12:47 PDT
'파괴적 혁신'이제는 진부하기조차 한 이 말은 AI 시대에 진입한 지금, 그 어느때보다 무섭게 기존의 산업과 시장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난 주, 역사적인 구조적 전환의 가능성을 목격했습니다. 오픈AI와 페이팔의 제휴는 단순한 결제 통합이 아니라 검색 기반 커머스 생태계의 구조적 해체를 예고하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소비자가 더 이상 플랫폼을 방문하지 않고 검색하지 않으며 대화만으로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는 시대. 이는 지난 20년간 아마존과 구글이 구축한 플랫폼 권력의 토대를 흔드는 사건입니다. 동시에 빅테크의 3분기 실적은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메타를 비롯해 아마존과 구글,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두 AI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AI 투자를 '언제, 어떻게' 수익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경로를 제시했느냐의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이제 시장은 AI 기업을 'AI 판매자'와 'AI 사용자'로 분류하기 시작했습니다. AI 인프라를 구축해 외부에 판매해 직접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기업과 간접적 효과에 의존하는 기업의 차이는 큽니다. 기술의 혁신이 산업을 재편하는 지금, 경제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치폴레의 18% 폭락은 소비 양극화가 실적으로 가시화되는 순간이자 중산층 하위 계층의 몰락을 시사하는 '엄중한' 경고입니다. 외식이 더 이상 일상이 아닌 '선택적 지출'이 되어버린 지금, 과연 우리는 AI 혁신에만 열광하고 있어야 할지 다시 한번 뒤돌아 봐야 하는 시기입니다.
크리스 정 2025.11.03 16:31 P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