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를 계속 지속하다가는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경고가 제기됐다. 미 연준의 3인자로써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였던 빌 더들리는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를 통해 기고한 글을 통해 "연준이 금리인하를 더 이상 지연하면 경기침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당장 다음 주라도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놀라운 점은 빌 더들리가 그동안 "높은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한다."는 매파적 주장을 강조해 온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는 생각을 바꾼 이유로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생각도 바뀌었다."라고 전하며 미국 경제가 향후 침체에 빠질 수 있는 이유를 아래와 같이 들었다. 1. 소득 불평등 그리고 소진된 소비 여력 빌 더들리는 팬데믹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대규모 재정 정책이 가구와 기업을 중심으로 소비를 촉진, 자산 가격의 상승과 낮은 장기 금리로 부유한 가구의 소비는 여전히 활발하지만 다른 가구는 이제 고금리와 고물가의 충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일반 가구는 정부의 재정 지원에서 얻은 저축을 모두 소진하고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은 금리가 오르면서 연체가 늘어나고 소비는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2. 바이든 행정부의 투자 모멘텀 소실 더들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프라, 반도체 및 친환경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 모멘텀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정부의 투자 이니셔티브가 힘을 잃으면서 경제 모멘텀 역시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3.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시장 둔화 20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가 장기간 유지되면서 부동산 시장, 특히 신규 아파트 건설이 둔화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의 둔화는 곧 경제 침체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4. 고용 시장의 둔화더들리는 최근 12개월 동안 가구 조사에서 추가된 일자리는 19만 5000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는 가장 우려스러운 지표로 '샴 법칙'의 경고 시그널을 꼽으며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전년 대비 0.43% 포인트 증가하며 경기 침체의 마지노선인 0.5% 임계치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실업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자체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피드백 루프'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면 가계는 지출을 줄이고 기업 실적은 악화된다. 그럼 다시 기업은 투자를 줄여 해고와 추가 지출 삭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