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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0월 31일(현지시각) 오버나이트 레포 거래로 294억 달러를 시장에 투입했다. 2020년 이후 최대 규모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자료를 보면 2020년 10월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거의 제로였던 투입액이 하반기 들어 수직 상승했다.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연준이 개입했다는 건 시장이 스스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시중 유동성에 대한 무시할 수 없는 경색 징후로 볼 수 있는 이번 사태가 나타내는 시그널은 무엇일까?
크리스 정 2025.11.03 11:25 PDT
미 연준이 29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3.75~4.0%로 낮췄다. 시장의 예상대로 된 결정이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시장이 90% 이상 확률로 기대하던 12월 추가 인하를 정면으로 부인했다.시장의 기대를 완전히 부순 이 발언에는 파월 의장의 고뇌가 숨어있다. 29일로 접어든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데이터 공백과 이민 정책 변화가 만든 노동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최근 시장에서 점멸하고 있는 유동성 긴축 신호가 바로 그것이다.이는 시장이 요구하는 경로에서 벗어나 정책 주도권을 다시 되찾을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다.
크리스 정 2025.10.29 16:54 PDT
아마존 3만 명, 인텔 2만 4000명, UPS 4만 8000명. 모두 해당 기업들이 최근 발표한 감원 규모다. 이 기업들을 포함해 주요 기업들의 감원 발표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17만 명을 넘어섰다. 이를 고용시장의 침체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같은 기간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1만 8000명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을 유지하고 있고 실업률은 4.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 간극은 단순히 통계적 시차가 아니다. AI가 산업현장에 채택이 되고 고용시장의 질적 변화와 구조적 재편이 진행되면서 노동시장의 작동 원리 자체가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 정 2025.10.29 11:06 PDT
세계 금융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트럼프의 발언으로 인한 시장의 변동성 확대때문이 아니다. 진짜 중요한 문제는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AI 관련 주식 밸류에이션에 경고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머징마켓에서는 기업 부실이 연쇄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도 기업 파산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경제에 위험 징후가 동시에 깜빡이고 있다.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9일(현지시각) IMF와 세계은행의 가을 정례회의를 앞두고 진행한 연설에서 "현재 주식 밸류에이션이 25년 전 인터넷 열풍 당시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히며 "급격한 조정이 발생하면 금융 여건 긴축으로 세계 성장이 둔화되고, 특히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번 경고가 의미 있는 이유는 2000년 10월과 비교해도 훨씬 직설적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2000년 당시 IMF는 세계경제전망에서 주식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불균형이 "무질서하게 풀릴"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러나 몇 달 뒤 시장은 급락했고 연준은 긴급 0.5%포인트의 급격한 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했다.문제는 이런 경고가 IMF에서만 나온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외에도 영란은행은 "급격한 시장 조정" 위험을 공식 경고했고 유럽중앙은행 정책위원들도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호주중앙은행도 이달 시장 취약성을 지적했다. ECB는 한 달 전 정책회의에서 "갑작스럽고 급격한 가격 조정" 가능성을 논의했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지난 9월 시장이 "고평가 상태"라고 언급했다.
크리스 정 2025.10.13 10:07 PDT
미국은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가 미국내에서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경기침체에 진입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경기침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전미경제연구소(NBER)로 전통적 지표는 아직 명확한 침체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에서 노동시장 중심의 실시간 분석은 이미 71%의 침체 확률을 제시한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미국 경제의 복잡성과 규모로 인해 침체라는 이분법적 판단 자체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기침체에 대한 정의는 두 갈래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은 연속 2분기 국내총생산(GDP) 마이너스 성장이지만 미국은 NBER의 보다 정교한 접근을 채택한다. NBER는 경기침체를 "경제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제활동의 상당한 감소"로 정의한다.올해 2분기 미국 GDP는 1분기 위축 이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해 단순한 기술적 침체 정의는 피했다. NBER이 경기침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활용하는 6개 핵심 지표 역시 5월 기준 대부분 전월 대비 위축세를 보였거나 위축에 근접했지만 아직 침체 선언 기준을 명확히 넘지는 않았다.그러나 캘리포니아대학 산타크루즈 캠퍼스의 파스칼 미샤야 경제학 교수는 NBER 접근법의 두 가지 핵심 결함을 지적한다. 첫째는 경제활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실업률과 구인율 등 노동시장에 대한 가중치가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다. 둘째는 데이터 검증과 수정 과정을 거치면서 침체 선언이 실제 시작 시점보다 6개월에서 심하면 1년씩이나 늦어진다는 점이다.
크리스 정 2025.09.12 15:59 PDT
미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이동성과 소비 심리가 동시에 위축되고 있다. 미시건대가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8.6으로 전월 61.7에서 대폭 하락했다. 이는 4월 이후 첫 하락세로 소비자들의 심려 변화를 시사한다. 더 우려스러운 건 소비자들의 1년 후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4.9%로 급등한 점이다.조사를 주관한 조앤 수 책임자는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모두 향후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소비 심리 악화의 원인을 설명했다. 실제 데이터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향후 1년간 실업률 상승을 전망했고 58%는 추가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올해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해 향후 소비자들의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음을 시사했다.이런 심리 위축은 실물 경제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2023년 이후 최근까지 미국인의 이동률은 7.8%로 1948년 집계 시작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950-60년대 연간 20%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온 추세가 가속화된 결과다.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에 따르면 주택시장의 경직성이 경제 전반의 움직임을 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2017년 뉴저지에서 3.6% 모기지로 집을 구입한 브랜든과 캐서린 리기 부부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엔 이들은 아들 하나뿐이어서 "5-7년 후 더 큰 집으로 이사할 계획"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세 아들을 키우면서도 이사를 포기했다. 현재 금리로 더 큰 집을 사면 월 상환액이 최소 두 배로 뛰기 때문이다. 이런 '황금 수갑' 현상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중위소득 가구의 주택구입 부담률이 수입의 39%까지 치솟으면서 거래 자체가 얼어붙었고 높은 금리와 주택가격은 이사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결국 필요한 사람이 적절한 집에 살지 못하는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다. 시카고 교외에 사는 밥 러파토 씨는 35년 전 자녀 둘과 함께 이사온 2400평방피트 집에 여전히 살고 있다. 그는 "좋은 학군에 있는 집인데 이제 자녀가 다 자라서 사실 이 동네에서 살 필요는 없다. 이제 우리는 다운 사이징을 해야하는데 다른 가족이 써야 할 집을 내가 막고 있는 셈"이라고 말해 현재 미국 가족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크리스 정 2025.08.15 12:09 PDT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과 다른 신호를 발산했다. 겉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인플레이션이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각)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표면적으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전체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예상치와 일치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6월과 동일한 2.7%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준이 주목하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로 예상치 3.0%를 웃돌았다.여기서 중요한 변화가 포착됐다. 예상과는 다르게 물가 상승의 주역이 바뀐 것이다. 그동안 관세 때문에 우려가 컸던 상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상승을 보인 반면, 서비스 가격은 연초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 항공료는 3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의료비와 오락비도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이는 미국의 소비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서비스 부문은 미국 경제의 약 80%를 차지하는 항목으로 소비 지출에 대한 경기 모멘텀을 보여줄 수 있다. 관세로 인해 수입품 가격 상승을 우려했는데 실제로는 미국인들이 매일 이용하는 서비스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서비스업 인플레이션의 재가속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이민자 노동력에 의존하는 산업에서 평소보다 높은 가격 상승이 관찰되고 있다. 이민자 단속으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임금이 올라 가격도 함께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UBS의 앨런 데트마이스터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조경업과 드라이클리닝, 그리고 미용실과 네일샵 같은 가정 서비스업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주택 거주비도 여전히 물가 상승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서비스업 내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비는 7월에도 0.2% 상승하며 2개월 연속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준이 특히 주의 깊게 보는 지표인 주택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서비스업 가격을 보여주는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 지표는 0.5% 상승해 2024년 초 이후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이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는 계속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펜데믹 이후 노동 시장의 구조가 바뀌면서 특정 서비스업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해졌고 그 결과 임금이 오르고 서비스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 정 2025.08.12 09:22 PDT
미국이 글로벌 경제의 룰을 바꾸기 시작했다. 8월 7일(현지시각)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 기업들에겐 막대한 세금 혜택을 주는 법안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어 미국 경제에는 한쪽엔 채찍, 다른 쪽엔 당근을 동시에 내민 셈이됐다.미국의 글로벌 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일본, EU, 한국처럼 미국과 예비 협정을 맺은 나라들은 15% 관세를 물게 됐다. 반면 나머지 국가들은 10%에서 41%까지 다양한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요일(6일, 현지시각) 늦은 시간 한 발 더 나아가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했다.반도체 관세에는 특별한 조건이 붙었다. 미국에 생산공장을 짓거나 계획 중인 기업은 관세를 면제해준다는 것이다. 이 발표가 나오자마자 애플은 미국 내 사업에 1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의도대로 작동한 첫 사례가 된 것이다.관세 충격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금고는 관세로 두둑해지고 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올해 초보다 6배나 뛴 18% 이상이 됐다. 이에 대한 영향으로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예산모델은 미국이 징수한 관세 수입이 전년 대비 132% 늘어난 1270억 달러라고 발표했다.하지만 관세로 재정적자를 메우는 것만이 진짜 목적은 아니다. 미국은 해외 기업들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는 '리쇼어링'이 진짜 노림수다. 반도체 관세에서 보듯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관세를 면제해주는 방식이 이를 보여준다.올해 초보다 무려 관세가 6배나 올랐지만 기업들은 아직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관세 시행을 대비해 미리 쌓아둔 재고를 쓰거나 추가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방법으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초기 경제학자들이 우려했던 경기침체 위험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크리스 정 2025.08.07 09:33 PDT
'고용의 둔화, 소비 침체, 물가 상승'최근 발표되는 지표가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5일(현지시각) 발표된 7월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서비스 부문의 구매관리자 지표(PMI)가 50.1을 기록하며 월가에서 예상한 모든 추정치를 크게 하회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확장, 그 이하면 수축을 의미한다. 더 심각한 신호는 고용과 가격 부문에서 나타났다. 서비스 부문의 고용지수는 46.4로 급락하며 지난 5개월 동안 4번의 위축을 기록,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대로 기업들이 원자재 및 서비스 구매를 위해 지불하는 가격 지표는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아 많은 기업들이 수요 위축과 비용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조사를 진행한 ISM 서비스업 조사위원회의 스티브 밀러 위원장은 "관세가 구매가격을 끌어올리고 있고 이는 잠재적 인플레이션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 정 2025.08.06 11:36 PDT
역대 최악의 소득 불평등 시대가 막을 열었다. 플로리다 대학의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기준 미국 상위 10%가 미국 전체 부의 67%를 소유한 반면 하위 50%는 단 2.5%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런 수준의 소득 불평등은 대공황 이전에 목격된 이후 처음이라는 점이다. 소득에서 벗어나 자산의 소유라는 개념으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미 연방준비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상위 50% 가구는 미국 자산의 97.5%를 통제하고 있고 상위 1%는 전체 부의 31%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격적인 사실은 2021년 기준 미국 상위 1% 가구의 평균 소득이 하위 20%보다 무려 139배나 높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격차는 1979년과 2021년 동안 상위 0.01%의 소득이 하위 20% 대비 27배나 빠르게 증가한 결과다. 이는 초상위 계층의 소득이 금융시장의 발전과 함께 급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소득 불평등의 확산이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세대별 부 축적의 격차가 이전과 비교해 너무 크게 벌어졌다는 점이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1970년대 출생 가구는 50세 시점에서 1940년대 출생 가구가 같은 나이에 보유했던 자산의 겨우 60%만을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한 수준의 소득에도 주택 구입 비용의 상승부터 학자금 부채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소득 불균형이 금융 시장에서 구조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신용카드의 발급이라는 신용 접근성의 문제에서 이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주요 은행들은 신용카드 발급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소식이다. 저소득층 대상 카드 발급은 줄이는 반면 고소득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카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 목격되고 있다.
크리스 정 2025.07.30 20:00 PDT
미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연율 3%나 증가하며 미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1분기의 0.5% 수축에서 크게 반등한 수치로 관세 전쟁이 지속중임에도 나타난 데이터 서프라이즈다. 하지만 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성장의 대부분은 실질적인 경제 활동으로 인한 소비나 투자 확대가 아닌 무역 수지 개선이었다. 기업들이 관세 위협에 대비해 1분기에 대량 수입을 단행한 후, 2분기에 수입이 급감하며 그 반작용으로 순수출량이 급증한 것이 성장의 동력이 된 것이다. 사실상 데이터의 왜곡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무역 부문만으로 2분기 GDP 성장률을 거의 5% 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이는 1947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 반면 실물 경제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내수를 보여주는 '최종 민간 소비지출'은 2분기 1.2%증가에 머물렀다. 이는 1분기의 1.9% 증가에서 크게 둔화된 수치로 2022년 말 이후 최저치다. 이 지표는 변동성이 큰 정부 지출이나 재고 변동, 무역 데이터를 제외한 기업과 소비자의 순 수요를 측정하는 데이터다. 다행히 소비자 지출은 2분기에도 1.4%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했지만 이는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상쇄됐다. 실제 미 최대 소비재 업체인 프록터앤겜블의 안드레 슐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며 매장 방문 빈도를 줄이고 있다"고 밝히며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소비자 지출이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했음에도 이것이 경제 전반의 활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만들어낸 가장 큰 변화는 무역수지의 개선이 아닌 미국 기업들의 '투자 위축'이다. 이는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정책에 장기 투자보다 단기 방어에 집중하게 되면서 나타난 미래 생산성 향상의 가능성을 말려버리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크리스 정 2025.07.30 15:19 PDT
미국과 유럽연합이 마침내 역사적인 무역협정에 도달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과 유럽연합 모두에게 관세 인하를 넘어 에너지 안보 동맹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협상은 쉽지 않았다. 결국 미국과 EU의 지도자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논의한 끝에 겨우 합의를 끌어낼 수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7월 27일(현지시각)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미-EU 무역협정에 도달했음을 발표했다. 협정에 따르면 EU는 향후 미국으로부터 75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를 구매하고 6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유럽연합에 요구했던 30%의 관세를 무역협정 후, 15%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그는 월요일 추가 브리핑에서 "협상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한 글로벌 기준 관세는 15-2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기존의 10% 기준 관세보다 상향 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 차별화를 더욱 명확히 한 조치로 볼 수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 에너지 제품 구매는 공급원을 다변화하고 유럽의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며 "러시아 가스와 석유를 상당량의 미국 LNG, 석유, 핵연료로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무역 협상이 아니라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제로화하려는 EU와 달러 패권을 공고히 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합의로 평가된다.
크리스 정 2025.07.28 14:49 P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