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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키 슐먼(Mikey Shulman)의 이력은 독특하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응용물리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양자컴퓨팅을 연구하던 그가 AI 음악 스타트업을 창업한 건 우연이 아니었다.4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엔 베이스를 연주하며 밴드 활동을 했다. 뉴욕의 작은 클럽에서 공연하며 음악을 만드는 즐거움을 알았지만 동시에 한계도 느꼈다. 악기를 배우는 데 수년이 걸리고 프로덕션 소프트웨어를 마스터하기까지 또 수년이 필요했다."음악을 만드는 과정이 즐겁지만은 않다"는 그의 발언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가 말하고자 한 건 단순했다. 음악을 듣는 사람은 수십억 명이지만 만드는 사람은 극소수다. 이 간극을 AI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김도현 2025.11.23 16:22 PDT
미국 제조업이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반도체와 전자, 산업 장비, 제약, 로보틱스 분야의 리더들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패널 토의에서 “시뮬레이션·로보틱스·AI”의 결합이 어떻게 공장을 스마트한 ‘생각하는 기계’로 바꾸고, 동시에 미국 내 생산 역량을 재건하는 동력이 될지를 논했다. 패널의 공통된 메시지는 명확했다. 공장은 ‘생각하는 기계’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 매개는 인공지능, 시뮬레이션, 그리고 로봇이다. 디지털 트윈과 물리적 AI(Physical AI), 그리고 사람·로봇의 협업이 생산성의 S-커브를 다시 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신공장 기획과 기존 설비의 운영 모두에서 디지털 트윈과 물리적 AI가 결합해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변동 수요에 빠르게 적응하며, 품질과 안전을 정밀하게 끌어올리는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운영의 표준 운영체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한연선 2025.11.20 11:43 PDT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젠슨 황(Jensen Huang), 페이페이 리(Fei-Fei Li), 얀 르쿤(Yann LeCun), 빌 달리(Bill Dally),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등 소위 AI 6대 천황이 지난 11월 6일,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 장면'을 연출했다. 2025년 영국 퀸 엘리자베스 공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 이들은 상을 수상한 후 기념으로 AI의 과거와 미래를 논했다. 2025 퀸 엘리자베스 공학상 수상자들의 대담은 흥미로운 장면으로 시작됐다. 제프리 힌튼이 지난 1984년 100개의 훈련 예제로 만든 "작은 언어모델"이 오늘날 수천억 달러 가치의 AI 산업으로 이어지기까지 40년이 걸렸다는 고백이었다. 당시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았던 이유는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바로 그 컴퓨팅 파워를 만드는 젠슨 황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다. 이 장면 자체가 AI 혁명의 본질을 압축한다. 알고리즘을 만든 사람들과 그것을 현실로 구현한 인프라 제공자가 마침내 같은 자리에서, 같은 상황에서, 같은 언어로 대화했다. 이들의 관심사는 2개로 모아졌다. 바로 소위 '슈퍼인텔리전스(초지능)'로 통용되는 AGI (일반 인공지능)은 무엇이며, 언제 도달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AI 버블에 대한 의견이었다.
김도현 2025.11.20 07:50 PDT
팔머 럭키(Palmer Luckey)는 1992년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태어났다. 자동차 딜러였던 아버지와 홈스쿨링을 담당한 어머니 아래서 자란 그는 어릴 때부터 전자공학에 집착했다. 14세에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한 그는 대학을 중퇴하고 부모님 차고에서 50개가 넘는 VR 헤드셋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2012년, 19세의 럭키는 킥스타터에서 오큘러스 리프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목표액의 974%인 240만달러를 모으는 데 성공한 그는 곧바로 브렌던 아이리브를 CEO로 영입하며 본격적인 기업화에 나섰다. 당시 VR 업계는 사실상 죽은 시장이었다. 무겁고 비싸며 멀미를 유발하는 헤드셋들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하지만 럭키의 오큘러스는 달랐다. 밸브의 개발 수장 게이브 뉴웰은 킥스타터 캠페인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할 사람이 있다면 팔머일 것이다." 2014년 3월, 마크 저커버그는 이 신생 기업을 20억달러에 인수했다. 럭키는 21세에 약 7억달러의 재산을 손에 쥐었다.
김도현 2025.11.18 05:43 PDT
AI 산업은 거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난 2년간 전 세계를 뒤흔든 생성형 AI 열풍은 ‘범용(General-purpose) AI’의 시대를 열었다. 2026년부터 그 다음 단계로 꼽히고 있는 산업 특화 AI, 즉 버티컬 AI(Vertical AI)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버티컬 AI(Vertical AI)는 특정 산업(Vertical)의 고유한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해당 도메인의 데이터와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훈련된 특화된 AI 솔루션이다. 데이터 확보 용이성은 버티컬 AI의 발전 속도와 시장 침투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AI보다 ‘우리 일을 잘 아는 AI’를 원하기 때문. 범용 모델이 언어를 이해했다면, 산업의 언어를 이해하는 버티컬 AI가 필요하다. 더구나 한국은 지난 2025년 10월, APEC 정상회담 비즈니스 서밋에서 젠슨 황 CEO가 한국에 GPU 26만장 공급을 약속한 이후 한국에서는 버티컬 AI 산업 개발과 육성이 '국가 과제'급으로 떠오른 상태다.
한연선 2025.11.06 16:34 PDT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들은 무엇을 읽을까. 그들의 서재에는 어떤 책이 꽂혀 있을까. 답은 명확하다. 그들은 책에서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를 찾는다. 제프 베조스의 후회 최소화 철학, 스티브 잡스의 자기파괴 전략, 마크 저커버그의 권력 분산 인식은 모두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됐다.지금 글로벌 비즈니스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AI 혁명, 플랫폼 경제, 지정학적 리스크가 얽힌 복잡한 환경에서 리더의 의사결정은 더욱 중요해졌다. 세계 최고 CEO 5명이 인생의 책으로 꼽은 저서들을 분석하면, 그들의 성공 뒤에 숨은 지적 원천이 보인다.
김도현 2025.10.26 14:00 PDT
일론 머스크 테슬라(Tesla) 최고경영자(CEO)는 현시대를 정의하는 가장 복합적인 인물이다. 그는 인류를 화성으로 이끌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혁신가로 추앙받는다. 반면 예측 불가능한 언행과 독단적 경영 스타일로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극단적인 평가는, 그가 얼마나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인지를 반증한다. 하지만 맹목적인 찬양이나 피상적인 비판을 걷어내고 그의 성공 메커니즘을 깊이 들여다보면, 모든 행동과 결정을 관통하는 강력하고 일관된 사고의 틀이 존재함을 발견하게 된다. 전기차, 로켓, 인공지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전혀 다른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는 그의 능력은 단순히 천재성이나 운으로 설명될 수 없다. 그 근간에는 기존의 모든 가정과 관습을 의심하고 문제의 본질을 가장 근본적인 요소까지 파고드는 '제1원칙 사고(First Principles Thinking)'가 자리 잡고 있다.그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핵심 동력인 '제1원칙 사고'의 본질을 해부하고, 이 사고방식이 스페이스X, xAI, 테슬라라는 구체적인 사례에서 어떻게 불가능을 현실로 바꾸었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 개인의 서사를 넘어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혁신의 근본 원리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김도현 2025.10.23 09:11 PDT
2025년 1월 28일, 중국 전역 8억 시청자가 지켜보는 CCTV 춘절 갈라쇼 무대에 예상치 못한 주인공이 등장했다. 인간 무용수들과 함께 칼군무를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H1' 이었다. 3개월간 AI 기반 훈련을 거친 로봇들은 전통춤 동작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전 세계 네티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G1 휴머노이드 로봇이 쿵푸를 하며 연속으로 덤블링을 하는 장면은 세계의 유튜브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유니트리(Unitree Robotics)의 창업자 왕싱싱(王兴兴)은 이 로봇을 선보인 후 한 달 뒤, 시진핑 주석이 주최한 기업인 심포지엄에 최연소로 초청받았다. 화웨이 런정페이, 알리바바 마윈, 텐센트 마화텅, 딥시크 량원평과 함께 최전방 좌석에 앉은 35세 청년은 전 세계 로봇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26세 청년이었던 왕싱싱은 200만 위안(약 3억8000만원)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했고, 9년 만에 기업가치 9조7000억원을 넘보는 기업으로 성장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렇게 급속한 성장을 이룬 유니트리, 세계 로봇개 시장의 60%를 장악하게 만든 엔지니어링 정신은 무엇일까?
김도현 2025.10.22 10:10 PDT
샤오홍(Xiao Hong)은 시작부터 달랐다. 1992년생인 그는 2015년 화중과학기술대학 졸업과 동시에 나이팅게일 테크놀로지(Nightingale Technology)를 창업했다. 그의 첫 목표는 거창한 기술 혁신이 아니었다. 중국 대학생과 기업들이 겪는 지루하고 반복적인 행정 업무를 해결하는 것이었다.그가 내놓은 ‘이반 어시스턴트’와 ‘웨이반 어시스턴트’는 순식간에 200만 기업 사용자를 확보했다. 시장의 불편함을 정확히 포착한 덕분이다. 이 성공으로 그는 텐센트(Tencent), 젠펀드(ZhenFund)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일찌감치 사업가적 기질을 증명했다. 그의 여정은 언제나 사용자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서 출발했다.
김도현 2025.10.09 02:52 PDT
오건영 단장의 분석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경제의 핵심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시(常時) 관세 + 탄력적(相互) 관세'의 2층 구조에 감세·규제완화를 얹은 경제 정책 운용이다. 기본 관세 약 10%는 상시 적용하고, 그 위에 보복이나 협상 상황에 따라 상호 관세를 올리는 방식. 한국 일부 품목이 한때 15%를 겪었던 것처럼, 완화 국면에서도 기본 관세는 남아있다. 이는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관세를 일시적 변동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받아들이고, 가격과 마진에 상수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관세 정책을 보완하는 게 감세와 규제완화다. 관세의 경기 둔화 효과를 감세로 메우고, 감세가 만드는 재정적자를 관세 수입으로 상쇄하는 균형 설계다. 미 재무당국이 올해 관세 수입을 약 3천억 달러 수준으로 거론하는 배경도 이런 맥락이다.여기에 규제완화는 '세 번째 다리' 역할을 한다. 은행 SLR 규제 손질, 가상자산 3법 등은 자금 흐름 원활화와 달러 수요 재강화로 이어져 감세의 성장 효과와 함께 금리·부채 부담을 낮추는 보조축을 형성한다.설계의 타이밍도 주목할 만하다. 4월 관세 부과 이후 7월 초 '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라는 감세 연장·부채한도 패키지가 통과되면서 재정의 '방어벽'이 먼저 세워졌다. 이어 8월 7일 관세가 실효되기 전에 감세·규제완화가 세트로 배치돼 성장 충격을 선반영해 흡수하려는 의도가 읽힌다.결과적으로 관세 하나로 밀던 전략에서 '관세+감세+규제완화' 3각 편대로 전환한 셈이다. 단일 충격이 아니라 정책 믹스가 거시 흐름을 결정하는 구조가 됐다. 이 흐름은 2026년에 이어지면서 수많은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은 2026년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오건영 단장은 "기본 관세는 상시라는 전제를 가격·원가 통제에 상수로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완화 국면에서도 환율·금리·내수(미국) 사이클이 함께 흔들릴 수 있으므로 판가·재고·헤지 전략을 동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 규제완화까지 포함된 정책 패키지의 동시효과를 감안, 대미 판매·조달·투자 결정을 분기 단위 시나리오로 운영하는 체계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로봇공학 분야 석학 데니스 홍 UCLA 교수는 더밀크와의 인터뷰에서 “이 철학이 공유될 때 우리는 두려움이 아니라 기대를 가지고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픈소스 결정에 대해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미래를 위해서는 기술 발전 못지않게 사회적 합의와 신뢰를 만들어 가는 일이 중요한데 '오픈소스'를 통해 이를 달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협력하게 된다”며 “일자리 문제, 안전과 신뢰, 윤리와 프라이버시 문제 등은 기술자를 넘어 사회 전체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오픈소스와 함께 '사회적 합의'를 화두로 던진 까닭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비롯한 컴퓨팅 파워의 도약, 전례 없는 규모의 자본 투자가 합쳐지며 성장이 가속화됐다는 게 홍 교수의 진단이다. 실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2025년 9월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2.5세대를 공개한데 이어 2025년 말까지 3세대 시제품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ES 2025 기조연설에서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는 새로운 물리적 AI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Cosmos)’를 발표했다. 오픈AI의 투자를 받은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는 실제 BMW 생산 라인에 자사 로봇 ‘피규어 02’를 투입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때문에 휴머노이드 기술의 미래가 소수 기업의 독점이 아닌, 전 세계 연구자와 개발자가 함께 참여하는 개방적 협력의 토대 위에서 꽃피워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홍 교수는 “2010년 다윈-OP(DARwIn-OP)를 오픈소스로 공개했을 때 그 효과를 직접 목격했다”며 “이 경험은 ‘나누면 더 커진다’는 확신을 주었다”며 기술 공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원익 2025.09.21 09:09 P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