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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본격 시행한 지 어느덧 8개월이 지났지만 시장이 우려했던 경제 붕괴는 일어나지 않았다. 현재 미국의 관세율은 연초와 비교해서 6배나 높고 1930년대의 악명 높았던 스무트-홀리법 수준에 근접했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성장과 고용 창출이 느리긴 해도 계속 유지되고 있고 주식시장은 연일 신고가를 찍고 있다.그렇다면 시장이 우려했던 트럼프 '관세 충격'은 과연 쓸 데 없는 우려였을까? 하지만 컬럼비아 대학교와 트프츠 대학의 국제 경영학 명예교수이자 '불확실성'과 '기업가정신'의 저자인 아마르 비데에 따르면 진짜 충격은 이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그가 제기한 중요한 사실은 관세 자체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응변식 기업 압박'이 미국의 역동성과 법치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한 이유를 알려면 관세가 실제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관세가 미국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제한적이다. 놀랍게도 국경 간 무역은 거대하고 다각화된 미국 경제에서 적당한 역할만 한다. 수출입은 미국 역사 대부분 기간 동안 GDP의 약 5%를 차지했다. 스무트-홀리 관세법도 당시 GDP의 1.4%에 불과했던 과세 대상 수입품의 관세를 40%에서 47%로 올렸을 뿐이다.문제는 여기서 핵심은 환율의 역할이라는 점이다.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은 강제로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지만 수입품 가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달러화는 올해 거의 10% 하락했는데 이는 수입품에 대한 금액을 높여 관세와 사실상 같은 효과를 낸다. 즉 현재 시장에서는 정책적 관세보다 어쩌면 시장의 환율 변동이 장기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크리스 정 2025.08.25 11:08 PDT
미국 경제는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미 연준 의장이 전에 없는 신중한 접근법을 드러내며 미국 경제에 대한 복잡한 딜레마를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3일(현지시간)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처음 공식 언급했다. 하지만 동시에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강조하며 급진적 완화에 대한 경계감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리스크 균형의 변화가 정책 스탠스 조정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첫 발언이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발언 직후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86%까지 상승했고, 다우지수는 올해 첫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시장이 원하는 9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사실상 공격적인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는 '접어두라'는 미묘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금리인하 사이클'의 재시작이라는 단순한 정책 신호가 아니라 현재 미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딜레마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전략적 신호'였다는 점이다.
크리스 정 2025.08.23 08:38 PDT
1970년대의 재현인가? 미국의 물가 압력이 생산 단계에서부터 거세게 밀려오고 있다는 시그널이 발산됐다. 노동통계청이 15일(현지시각) 발표한 7월 도매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9% 급등하며 2022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0.2%를 네 배 이상 웃도는 충격적인 수치다.전년 대비로는 3.3% 올라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크게 넘어섰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드디어 경제 시스템 전반에 파급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가장 주목할 부분은 서비스 부문 물가가 1.1% 뛴 것이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최대 증가율로 도소매업체들의 마진이 2% 급등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기계장비 도매업에서만 30%의 상승분이 집중됐고 포트폴리오 관리 수수료는 5.4%, 항공 승객 서비스 가격은 1% 각각 올랐다.네이션와이드의 벤 아이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지금까지 관세 비용 증가분 대부분을 감수해왔지만 수입재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마진이 점점 압박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5년 하반기에는 소비자 물가로의 전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는 관세의 '이중 충격'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비용을 흡수하지만 한계점에 도달하면 소비자에게 일제히 전가되면서 물가 폭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지만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흡수하던 물가 상승세를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하면서 물가 상승을 체감하는 시기는 가을을 지나 연말로 돌입하는 '추수감사절'쯤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크리스 정 2025.08.14 14:30 PDT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과 다른 신호를 발산했다. 겉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인플레이션이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각)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표면적으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전체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예상치와 일치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6월과 동일한 2.7%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준이 주목하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로 예상치 3.0%를 웃돌았다.여기서 중요한 변화가 포착됐다. 예상과는 다르게 물가 상승의 주역이 바뀐 것이다. 그동안 관세 때문에 우려가 컸던 상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상승을 보인 반면, 서비스 가격은 연초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 항공료는 3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의료비와 오락비도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이는 미국의 소비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서비스 부문은 미국 경제의 약 80%를 차지하는 항목으로 소비 지출에 대한 경기 모멘텀을 보여줄 수 있다. 관세로 인해 수입품 가격 상승을 우려했는데 실제로는 미국인들이 매일 이용하는 서비스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서비스업 인플레이션의 재가속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이민자 노동력에 의존하는 산업에서 평소보다 높은 가격 상승이 관찰되고 있다. 이민자 단속으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임금이 올라 가격도 함께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UBS의 앨런 데트마이스터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조경업과 드라이클리닝, 그리고 미용실과 네일샵 같은 가정 서비스업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주택 거주비도 여전히 물가 상승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서비스업 내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비는 7월에도 0.2% 상승하며 2개월 연속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준이 특히 주의 깊게 보는 지표인 주택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서비스업 가격을 보여주는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 지표는 0.5% 상승해 2024년 초 이후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이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는 계속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펜데믹 이후 노동 시장의 구조가 바뀌면서 특정 서비스업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해졌고 그 결과 임금이 오르고 서비스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 정 2025.08.12 09:22 PDT
최근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지 배론스가 주식시장에 대한 강세론 3가지와 함께 이에 대응하는 옵션 전략을 제시해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배론스는 기업실적이 정부 통계보다 신뢰할 만하고, 약한 고용지표가 금리인하 기대를 높이며, 투자자들의 수익추구 본능이 상승동력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이는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과 정면충돌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실제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고용보고서와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ISM PMI(구매관리자지수) 지표들은 이런 낙관론에 근본적 의문을 던지고 있다. 여기서 가장 큰 의문은 과연 배론스가 주장한대로 기업실적이 정부가 발표한 경기 지표들을 선행하고 더 신뢰할 만하냐는 점이다. 실제 S&P500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겉보기에 화려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EPS 성장률 11.8%, 매출 성장률 6.3%를 기록했고, 실적 서프라이즈 비율도 82%로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AI 성장의 가장 큰 수혜를 받는 빅테크인 메타는 매출 475억 달러로 예상치를 뛰어넘었고 구글의 알파벳 역시 14% 성장했으며 반도체의 AMD는 32%의 매출 급증을 달성했다.문제는 이 성장이 극도로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성장의 대부분이 커뮤니케이션서비스와 IT 등 메가캡 몇 개 기업에서 나왔다. 이들의 실적 개선도 AI와 클라우드라는 특정 테마에 의존하고 있어 전체 경제의 건전성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 마치 학급에서 상위 몇 명만 성적이 올랐는데 전체 평균이 상승했다고 보는 것과 비슷하다.밸류에이션 부담도 만만치 않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S&P500의 12개월 선행 P/E는 22배대로 5년과 10년 평균을 웃돌고 있다. 실적이 받쳐줘도 주가가 이미 너무 비싸다는 뜻이다. 또한 월가 투자은행 RBC 분석가들은 실적발표 후, 경영진인 CEO와 CFO들의 자신감이 오히려 더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해 기업들의 전망이 악화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크리스 정 2025.08.11 08:05 PDT
시각의 차이란?이번 주 시장에서 우린 몇몇 기업의 좋은 실적과 금 가격의 급등, 그리고 미국 경기의 둔화 조짐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단순히 흘려보낼 수 있는 그런 소식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별적 사건들을 하나의 거대한 구조적 변화의 맥락에서 살펴본다면 우리는 21세기 자본주의가 새로운 생산성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역사적 순간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AI가 드디어 돈 먹는 하마에서 돈 버는 기계로 바뀌었다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입니다.지난주 밀키스레터에서 언급한 에듀테크 기업 듀오링고는 AI로 개인 맞춤 학습을 제공해 매출이 42% 급증했고, 항공 정비 회사 AAR Corp는 AI 플랫폼으로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되어 기관투자자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팔란티어는 AI 운영 플랫폼의 지배자로 거듭나며 매출 1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 모든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하나입니다. AI 투자가 이제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하지만 시장 전체를 보면 상황은 복잡합니다. 트럼프 정부가 스위스 금괴에 39% 관세를 부과하면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이 '달리 외 실물자산'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미국의 경제도 복잡한 신호를 발산합니다. 미국 서비스업은 둔화되고 있고, 고용은 줄어드는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가 연준 개혁을 예고하면서 통화정책의 독립성도 위협받고 있습니다.핵심은 이것입니다. AI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생산성 향상이 달러 약세,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라는 거시경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아니면 기술 혁신과 경제 불안정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1990년대 인터넷 혁명 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기술 발전은 빨랐지만 아시아 금융위기가 동시에 터졌습니다. 차이점은 이번에는 중앙은행이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이 훨씬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금리는 이미 높고, 정치적 압박도 심합니다.결국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기술 혁신이 실제 돈을 벌기 시작하는 순간과 글로벌 경제 질서가 흔들리는 순간이 동시에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AI 회사에 투자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AI 회사가 언제 수익을 낼 것인가'를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불안정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해야 한다는 과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크리스 정 2025.08.11 03:20 PDT
8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이 온스당 3,534.1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일 대비 1.4% 상승한 수준으로 미국이 1kg 금괴 수입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가 트리거가 됐다.현물 금값은 온스당 3,396.92달러에 거래되며 주간 기준 약 1%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뉴욕 선물과 현물 가격 간 차이가 100달러 이상 벌어졌다는 점이다. 평소 이 차이는 10-20달러 수준인데 갑작기 5배 이상 커진 셈이다. 이는 물리적인 금을 실제로 사고파는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이 가해졌음을 의미한다.파이낸셜타임스가 입수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의 7월 31일자 서한에 따르면 1kg과 100온스 금괴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관세코드로 분류될 전망이다. 이 조치가 시장에 충격을 준 중요한 이유는 스위스가 전 세계 금 정제량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글로벌 금 허브이기 때문이다.UBS 원자재 애널리스트 지오반니 스타우노보는 "오늘 금괴를 보낸다면 스위스-런던 가격에 추가 관세를 더한 것이 미국 내 새로운 가격이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미국 가격 프리미엄이 런던 가격 대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쉽게 말해 미국 안에서 금을 사려면 이제 세계 다른 곳보다 훨씬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목요일부터 본격 시행됐으며 스위스에는 39%라는 징벌적 수준의 관세가 부과됐다. 이는 미국이 물리적 금의 흐름 자체를 통제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달리 말해 달러 패권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물리적 가치저장 수단인 금마저 자국 영향권 하에 두려는 전략적 움직임인 것이다.
크리스 정 2025.08.08 03:49 PDT
'고용의 둔화, 소비 침체, 물가 상승'최근 발표되는 지표가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5일(현지시각) 발표된 7월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서비스 부문의 구매관리자 지표(PMI)가 50.1을 기록하며 월가에서 예상한 모든 추정치를 크게 하회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확장, 그 이하면 수축을 의미한다. 더 심각한 신호는 고용과 가격 부문에서 나타났다. 서비스 부문의 고용지수는 46.4로 급락하며 지난 5개월 동안 4번의 위축을 기록,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대로 기업들이 원자재 및 서비스 구매를 위해 지불하는 가격 지표는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아 많은 기업들이 수요 위축과 비용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조사를 진행한 ISM 서비스업 조사위원회의 스티브 밀러 위원장은 "관세가 구매가격을 끌어올리고 있고 이는 잠재적 인플레이션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 정 2025.08.06 11:36 PDT
트럼프 행정부가 미 연준에 칼을 빼들었다. 트럼프가 지난 7월 24일(현지시각) 연준을 방문해 제롬 파월 의장에게 "금리를 빨리 대폭 내려달라"고 요구하며 연준 빌딩의 리노베이션 규모에 의문을 제시한 장면은 단순한 정치적 압박이 아니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15일로 월가는 파월 의장의 임기 종료와 함께 연준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구조적 개혁이 시작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연준이 지켜온 100년 이상 지켜온 역사적 독립성도 함께 도마에 오를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트럼프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2명, 어쩌면 3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유력한 인물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다. 그는 투자 거물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함께 일하며 연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이다. 또 다른 핵심 후보는 케빈 하셋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조세 전문 거시경제학자이자 트럼프의 측근이다. 시장에서는 다크호스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거론되지만 그는 현 직책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 외의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며 대통령이 제안하면 의장직을 수락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통령과 대화하지는 않고 있다"고 털어놔 백악관의 관심을 받지는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크리스 정 2025.08.04 08:50 PDT
"이번에는 다르다!?"역사는 늘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되지 않지만 패턴은 시의 운율처럼 되돌아옵니다. 이번 주 미국 경제를 관통한 두 개의 거대한 시그널인 '빅테크의 4000억 달러 AI 인프라 투자와 25만 개 일자리 증발'은 포효하는 1920년대의 열풍과 1929년 대공황 사이의 불길한 간극을 연상시킵니다.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유럽 전체의 국방비를 뛰어넘는 동안 미국 노동부는 지난 3개월간의 고용 통계를 대폭 하향 수정해야 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순환으로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자본과 기술의 혁신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순간과 그 속도가 기존의 고용시장 구조를 해체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시장의 반응입니다. 월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본지출을 '미래 지배력 확보'로 해석하며 환호하면서도 동시에 이 기업들이 10만명 이상을 해고하는 사실에는 무감각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역설적 해석은 1920년대 2차 산업혁명의 '혁신'에 도취된 투자자들이 심각한 양극화로 소득 분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과 이것이 소비 기반을 침식했다는 점을 간과했던 이전의 패턴과 놀랍도록 유사합니다.핵심 질문은 이겁니다. AI 인프라로의 자본 집중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 속도보다 기존 일자리 파괴 속도가 더 빠르다면 이 '창조적 파괴'는 누구를 위한 창조가 될 것인가?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상위 1%가 부의 67%를 차지하는 극단적 양극화 구조에서 AI가 약속하는 '기술의 미래'는 격차를 해소할 것인가, 아니면 더욱 고착화시킬 것인가?라는 의문입니다.이번 주 우리가 목격한 것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닙니다. 기술의 혁신과 자본주의 시스템이 생산성의 향상을 부르면서도 인간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를 급격히 줄이는 역설적인 '거대한 실험'의 서막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1920년대가 그랬듯 혁신의 찬란함 뒤에는 구조적 불균형이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려 합니다.
크리스 정 2025.08.03 16:42 PDT
미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연율 3%나 증가하며 미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1분기의 0.5% 수축에서 크게 반등한 수치로 관세 전쟁이 지속중임에도 나타난 데이터 서프라이즈다. 하지만 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성장의 대부분은 실질적인 경제 활동으로 인한 소비나 투자 확대가 아닌 무역 수지 개선이었다. 기업들이 관세 위협에 대비해 1분기에 대량 수입을 단행한 후, 2분기에 수입이 급감하며 그 반작용으로 순수출량이 급증한 것이 성장의 동력이 된 것이다. 사실상 데이터의 왜곡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무역 부문만으로 2분기 GDP 성장률을 거의 5% 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이는 1947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 반면 실물 경제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내수를 보여주는 '최종 민간 소비지출'은 2분기 1.2%증가에 머물렀다. 이는 1분기의 1.9% 증가에서 크게 둔화된 수치로 2022년 말 이후 최저치다. 이 지표는 변동성이 큰 정부 지출이나 재고 변동, 무역 데이터를 제외한 기업과 소비자의 순 수요를 측정하는 데이터다. 다행히 소비자 지출은 2분기에도 1.4%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했지만 이는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상쇄됐다. 실제 미 최대 소비재 업체인 프록터앤겜블의 안드레 슐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며 매장 방문 빈도를 줄이고 있다"고 밝히며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소비자 지출이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했음에도 이것이 경제 전반의 활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만들어낸 가장 큰 변화는 무역수지의 개선이 아닌 미국 기업들의 '투자 위축'이다. 이는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정책에 장기 투자보다 단기 방어에 집중하게 되면서 나타난 미래 생산성 향상의 가능성을 말려버리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크리스 정 2025.07.30 15:19 PDT